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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그 후폭풍 – 1화 S&L 금융위기

MMP 2023. 10. 3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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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2년부터 연준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명분으로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죠. 이 글을 쓰는 시점인 231026, 미국의 기준금리는 5.5%에 육박하는데요, 이런 사실은 이제 놀랄 일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계와 기업들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고 있죠.

 

역사적으로 보자면, 이런 고금리 뒤엔 그 대가를 치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오늘부터 천천히 고금리 사례와 그 후폭풍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 합니다.

 

가장 먼저 제가 소개할 고금리 후폭풍의 역사는 1980년대 발생한 S&L 금융위기입니다. 처음에 S&L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TvN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인 SNL코리아가 가장 먼저 떠올렸죠. 하지만 여기서 S&L은 저축을 의미하는 단어 Saving과 대출을 의미하는 단어 Loan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금리가 저축과 대출에 어떤 영향을 미쳤길래 위기가 발생했는지 알아볼까요?

 

 

< S&L 협회의 탄생 >

 

S&L(저축과 대출)이란 개념은 18세기 영국에서 유래한 개념인데요, 당시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주택을 마련하겠단 목표를 갖게 되었고, 이 목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죠.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의 안정적인 자가 주택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해, 1831년 미국저축협회(thrifts)라고도 불리는, S&L협회가 만들어졌죠. 그 후로 1980년대 S&L 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S&L협회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저축을 하는 기관이자, 그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안정적인 기관으로 인식되었죠.

 

 

 

< S&L 위기의 원인 >

 

제가 이번 포스팅하는 이유는 과거 고금리 시절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를 알아보고자 함이죠. , 다들 눈치채졌다시피, S&L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당시 연준의 고금리입니다.

 

70-80년대 당시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었죠. 폴 보커 연준의장은 금리를 20%대까지 올리는 과격한 고금리 정책을 펼쳤죠. 고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극단적 처방이었고, 이는 충분히 효과가 있어, 아직도 인플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폴 보커의 사례는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1. 고금리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죠. 대표적인 것이 예금이죠. 은행은 사람들이 예금으로 맡긴 이 돈으로 돈이 필요한 사람이나 기업에 대출을 해줍니다. S&L 협회도 마찬가지죠. S&L은 사람들이 맡긴 예금으로 주택담보 대출을 해주게 됩니다.

 

문제는 당시 미국의 상황이 고금리였다는 것이죠, 이 말은 사람들이 맡기는 보상으로 주는 예금의 금리도 올라가 간다는 의미입니다. 은행은 예금 이자를 싸게 주고, 대출 이자를 많이 받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인 예대마진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이죠.

 

하지만 S&L이 취급하는 대출의 경우 주택담보 대출입니다. 이는 고정금리이며, 장기대출이죠. 고금리 여파로 은행 입장에서 비용에 해당하는 예금 금리가 치솟은 상황에, 이익에 해당하는 고금리 여파 이전에 대출해 준, 즉 낮은 금리의 대출 금리는, 치솟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죠.

 

 

2. 규제 완화

 

위에서 말했듯 S&L 위기의 원인은 고금리죠. 그러나 고금리만이 S&L 위기의 원인은 아닌데요, S&L의 원인 중 또 다른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당시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입니다.

 

미국 정부는 어떤 규제를 완화했을까요? 관리 감독의 규제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S&L의 설립 목적은 부동산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했죠.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 S&L은 주거용 부동산에 대출을 해줬죠.

 

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서 S&L은 상업용 부동산 또는 더 위험한 부동산에 대출을 해줬죠. 무엇보다 적절한 담보도 없이 대출을 해준 경우도 허다한데요,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있을 것 같은 연줄 때문이죠. 흔히 우리나라는 학연과 지연의 국가라고 부르는데요, 미국도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 S&L은 미국 정재계의 수많은 로비를 했고 이런 연줄로 인해 이렇다할 관리 감독이 없었고, 이것이 S&L이 무작위 대출을 해준 빌미를 제공했죠.

 

물론 당시 미국 규제당국이 이렇다할 인프라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감독을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S&L 위기의 파급력 >

 

1. 금융 붕괴

 

S&L은 금융 기관입니다. 근데 금융 기관이 방만한 대출로 인해, 파산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S&L에 예금을 맡긴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네 맞습니다. 당연히 돈을 날리는 것이죠.

 

우리가 시중은행에 돈을 맡겨놨습니다. 근데 어느날 은행이 망했어요. 그래서 은행에 맡긴 돈을 우리가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금융위기입니다. 금융은 신뢰라는 말이있죠. 우리가 왜 은행에 돈을 맡길까요? 그것은 우리가 은행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S&L의 파산은 이런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렸죠. S&L 외의 다른 금융 기관도 마찬가지로 신뢰를 잃었습니다. 은행에 달려가 내 돈을 찾는 현상인 뱅크런이 발상한 것이죠. 은행에 돈을 맡기지 않으면, 은행은 도대체 어떤 돈으로 대출을 해서 사업을 할까요?

 

 

2. 막대한 재정투입

 

이런 금융위기가 오면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막죠. 당시 미국 정부는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면서 진화에 나섰고, 이는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었죠.

 

당연히 세수마련을 위하 증세를 했음은 물론이고, 다른 곳에 쓰여야 할 재정도 S&L위기를 막는데 집중되었죠.

 

 

 

< 규제 강화 >

 

S&L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은 관리 감독의 부재에 대한 위험성을 뼈저리게 느꼈죠. 그래서 미국은 1989년 금융기관 개혁을 대대적으로 하는데요, Financial Institutions Reform, Recovery and Enforcement Act, 일명 FIRREA법을 만들어 더 엄격한 규제와 감독을 하고, 예금보험의 적용 범위를 확대했죠.

 

우리나라도 은행이 망하면 5000만 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해주죠. 이런 예금자보호법을 미국은 이 사태를 경험하면서 더욱 강화했죠.

 

 

오늘은 고금리 상황이 일으킨 미국의 금융위기 1S&L 위기에 대해서 포스팅 해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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