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경제

"국민 vs 기업" 한전 적자 어떡하지...

MMP 2022. 12. 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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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두가 한전법 개정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이죠. 한국전력에 관련된 법안을 개정하겠다는 것이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것이 왜 화두가 될까요? 오늘은 한전이 왜 법안을개정하려고 했고, 왜 국회는 거부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올해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면서, 국제 유가를 비롯한 자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것은 다들 아실텐데요, 한전이 공급하는 전기는 이 자원들을 이용해서 만들죠. 한마디로 제품을 만드는 비용이 상승한 것이죠. 하지만,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정부는 국민들의 표심을 고려해, 전기요금 상승을 막아왔습니다. 

 

한마디로 한전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오는데 비싼 돈을 지급하고, 팔때는 싸게 팔아 엄청난 적자에 누워있죠. 이대로 가다간 올 한해 적자규모가 30조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예산이 600조를 웃도는데요, 어림잡아 예산의 5%가량이 적자인셈이죠. 

 

 

< 한전 "우리 적자야... 법안 개정해줘!" >

 

한전이 적가 쌓이는데, 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서 발전소에서 전기를 추가로 구매했을까요? 바로 채권입니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주식을 상장하는 등의 방법외에도 채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예산이 모자라면 국채를 발행해서, 정부가 돈을 쓰듯, 기업도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합니다. 

 

현재 한전의 적자라 돈을 못 벌죠. 근데 한전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와서 공급합니다. 한전은 돈이 없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 돈으로 전기를 사와서 가정이나 공장에 공급합니다. 

 

근데 한전은 무한하게 채권을 발행할순 없습니다. 법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 못하게 되어있는데요,  법의 내용에 따르면 한전은 연말에 정리한 자본금과 적립금의 2배까지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내년인데요, 기존에 한전은 적자가 나면 채권을 발행했어요, 그리고 채권의 만기가 곧 다가옵니다. 내년초 채권 만기가 다가와서 한전이 갚아야할 돈은 4900억원,  중순인 6~7월엔 1조 가량이 됩니다. 그러나 현행법처럼 적립금과 자본금의 2배만 채권을 발행하게되면 해당 금액을 못갚죠. 즉 부도입니다. 공기업의 부도.... (물론 정부에서 부도나게 두진 않겠죠~)

 

그러니 한전입장에선 법안을 수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것이죠. 자본금과 적립금의 2배 발행에서 6배 발행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에서 거절...

 

 

 

< 한전 "법안 개정 안해주면 전기요금 올릴 수 밖에 없어!" >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을 kw(키로와트)당 19원 인상했죠. 하지만 국회에서 법안 개정이 안됐기 때문에 한전은 kw(키로와트)당 64원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하... 내년 경기침체가 예고된 상황에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제 주머니는... 어떡하나요 ㅠㅠㅠ

 

 

<  국회 "야 너네가 채권 발행하면 다른 기업 어떡하냐?" >

 

왜 국회는 개정안을 반대했을까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가 심했는데요, 뭐 정치적으로 보자면, 법안 개정을 반대해서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리고,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이끌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당연히 한전은 채권발행을 못하면 전기요금을 올릴 것이고, 이에 국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질 것이란 논리죠. 하지만, 이는 하루종일 정쟁을 일삼는 포퓰리스트들의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개정안을 반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그 이유는 한전채는 괴물입니다. 최고의 신뢰를 자랑하기 때문에 시장에 한전채권이 등장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한전채권을 구매할 것입니다. 다른 기업들의 채권은 거들떠 보지도 않겠죠? 더욱이 현재 금융경색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채권시장에선 거래가 많이 줄었죠. 이런 시장을 고려할때, 한전채가 채권시장에 풀린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못해 연쇄부도가 일어날 것입니다. 

 

부도한 기업의 실직자들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살까요? 그 실직자에 의존하는 가족들은요? 더욱이 기업이 빚을 못갚으면 이 기업들에 돈을 빌려준 은행과 증권사들은요? 은행과 증권사가 망한다면, 그곳에 돈을 맡긴 사람들은요? 너무 제가 극단적으로 예를 들었지만, 우리는 과거 08년 서브프라임사태때 이런 사건을 목격한바 있습니다. 

 

 

< 흑자날땐 뭐하고.. 국민 vs 기업 >

 

여당과 야당을 막론하고, 그간 정치인들은 자기들의 표심을 잃을까 두려워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았죠. 이것이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싸게 전기를 이용해서 좋지만, 한번에 이렇게 올린다니... 너무 짜증이나네요.. 법안개정이 부결된 현시점 한전의 선택은 요금인상밖에 없습니다. 내년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면서 뒷목잡을 일만 남았군요.

 

그렇다고 매번 한전이 적자를 기록했던 것은 아닙니다. 흑자를 기록할때도 분명히 있었죠.  

 

이번 코로나 사태로 대기업과 공기업에 과잉 고용이 탄로났죠? 뭐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과잉고용은 사실이라고 보는데요, 많은 인원 감축을 통해 최대한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절대로 하지 않겠죠? 흑자날땐 임직원들 성과급 파티를 일삼았다죠? 참....

 

우리는 현시점에 "기업을 위해서 한전채 발행을 막아야 하는가?"와 "국민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한전채 발행을 허락해야하나"라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기업을 챙겨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늘은 한전채를 더 발행하게 해달라는 한전의 법 개정요구를 국회가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준비했는데요, 하.. 앞으로 정말 힘든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전기요금마저 인상이 된다니... 너무 짜증이 나네요. 하..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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